인간실격 다시보기 1화 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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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생을 대충 빛의 인생과 어둠의 인생, 

이렇게 둘로 나눈다면 사람들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어 할까요. 

대다수 사람들은 당연히, 최선을 다해 빛의 인생을 선택해 살아갈 것입니다.

아파도 눕지 않고 힘들어도 견디면서, 세상의 상식과 룰을 따르고, 비난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삶. 

 

하지만 만약 이 도시 어딘가에 또 하나의 내가 있어 원래의 나와 좀 다른 인생을 살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어쩌면 조금은 격렬한 어둠 속을 살아가게 놓아 둘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라는 것은 '한번 선택해서 살아보고 지워버릴 수 있는 어떤 삶을 만나는 일'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공상에서 출발해 

한 번의 삶으로는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가장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드려 볼까 합니다.

 

인간실격 주연배우

 

 

부정(전도연)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좋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대필작가.

대필작가로서도 실패한, 막 일용직 가사 도우미가 된,

이런 나를 내 가족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외로운 사람.

꽤 증오가 깊은 사연 있는 악플러.

다소 고지식한 연상의 먹물 아내.

일 년 전 아이를 유산한, 조울증이 있는 며느리 독한 년.

좋은 출판사에 다니는 제일 예쁘고 제일 자랑스럽고 제일 가여운 딸.

언제부턴가 거기 있어도 타인의 기억에 남지 않게 된 투명인간.

공부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공상하기를 좋아하고 인간을 좋아했던,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한,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중년의 어린애.

이렇다 할 이름 없는 자질구레한 고통들을 끌어안은, 자살카페 회원.

가파른 내리막길 위에 서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아주 평범한,

순하지는 않아도 선한, 선했던 여자.

 

강재(류준열)

결국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은 자기 자신이 두려워진 남자

 

아무튼 부자가 되고 싶은 모두의 오빠, 아들, 주로 대부분은 모두의 애인.

그런 역할 대행 서비스 운영자, 최저시급 10만 원.

스스로 1인 기업가라 부르는 호스트였던, 연상에게 늘 인기 있는,

상대가 스스로는 가질 수 없을 시간을 파는 남자.

아마도 아버지를 닮았을, 엄마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아들.

보통의 세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거친 세상에 두 발 당당하게 꽂고 서 있는,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대상인 친구.

또 누군가에게는 어른인 척하지만,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여린 남자친구.

어떤 이에게는 제비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실속 없는 젊은 애.

지금 있는 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 갖춘 사람들과 섞이기 위해,

위험을 감당하며 더 가파른 계단을 뛰어넘으려는,

아직은 아버지도 필요하고 엄마도 필요한 청년의 어린애.

마음 한 곳에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소중히 남아 있는, 가파른 오르막길 앞에서 방향을 잃어가는,

얼마 전까지 소년이었던 남자.

 

정수(박병은)

 

아마도 앞으로도 내내 철들지 않은 채로 어른이 되어갈 남자

 

백화점 식품매장 관리팀장.

남들보다 한 뼘이나 큰 키 말고는 특별할 것 없는 어디에나 있는 젊은 아저씨.

연하의 물렁한, 가끔 내 편인 친동생같은 남편.

어딘지 어수룩해서 미덥지 않은 하나뿐인, 내 눈엔 젤 잘생긴 아들.

꼭 막내아들 같은 그런 사위.

젠체하지 않고, 문제 뒤로 숨지 않는, 괜찮은 직장 상사.

가끔 마치 책임감 강한 소년 같아지는 어른.

남편이 아닌, 아주 가까운 남사친으로 평생 곁에 두고 싶은

야심 없는, 따뜻하고 솔직한 남자.

일과 사람의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고, 언제나 똑같은 모습으로 집중하는,

너무 그래서 우유부단한, 좋은 의미로 영원히 철들지 않을,

무심한 다정을 타고 태어난,

은근히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선한 남자.

 

경은(김효진)

정수 앞에서는 영원히 철들고 싶지 않은 이미 어른이 된 여자

 

멀리서 보기엔 팔자 좋은 전업주부.

한 번에 잘 살고 싶어서, 별로 사랑하지 않는 비싼 남자와 결혼한,

그 남자의 돈으로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가방에 두둑한 지갑을 넣고,

좋은 구두를 신고, 남편이 입원한 병원으로 향하는,

온종일 남편의 간병으로 하루를 보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의 때라고는 전혀 묻지 않은 여자.

여전히 20대 때처럼 젊고 예쁜, 여자가 보기엔 어딘지 얄미운,

남자친구가 많은 그런 여자.

평범하기 짝이 없던 숫총각 대학생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헤집어놓고,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듯 청순하게 떠난, 뻔뻔한 첫사랑.

가지도 오지도 않으면서 괴롭게 하는,

가엽고 안쓰러운, 이기적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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